고리동반

한국무속신앙사전
고리동반
둥글납작한 떡 위에 방울 모양의 떡 일곱 개를 놓아 댓[가지](/topic/가지)로 얽어매고 창살 모양의 [백지](/topic/백지)로 감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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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납작한 떡 위에 방울 모양의 떡 일곱 개를 놓아 댓[가지](/topic/가지)로 얽어매고 창살 모양의 [백지](/topic/백지)로 감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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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식
정의둥글납작한 떡 위에 방울 모양의 떡 일곱 개를 놓아 댓[가지](/topic/가지)로 얽어매고 창살 모양의 [백지](/topic/백지)로 감싼 것.
내용심방의 말명에서는 ‘고리동벽’, ‘고리안동벽’. ‘고리신동벽’ 등으로 언급되기도 한다. 달리 ‘심방떡’이라고도 한다. 고리동반의 어원은 분명하지 않지만 유래는 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제인장제에게 피살되어 청대 숲에 내던져진 원강아미의 시신에 대나무 뿌리가 얽혔던 모습을 나타낸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 굿에서는 이러한 유래가 고리동반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고리동반은 벙것떡, [방울떡](/topic/방울떡), 너울지, 댓잎 등으로 이루어진다. 벙것떡은 손바닥 크기의 둥글고 넓적한 떡이다. ‘벙것’은 [벙거지](/topic/벙거지)의 제주 방언이다. 벙것떡은 모양이 벙거지와 같은 데서 비롯된 말임을 알 수 있다. 달리 번개떡, [방석](/topic/방석)떡이라고도 한다. 번개떡은 벙것떡의 와전이고, 방석떡은 쓰임에서 연유한 것으로 보인다. 방울떡은 계란 모양으로 빚은 떡이다. 너울지는 [백지](/topic/백지)에 [마름](/topic/마름)모꼴의 구멍을 여럿 낸 것이다.

고리동반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모양을 만든다. 먼저 쟁반에 벙것떡을 깔아놓는다. 그 위에 방울떡 여섯 개를 고루 배치한다. 방울떡마다 댓잎을 꽂고 옆의 댓잎과 얽어 전체적으로 둥글게 얽어맨다. 전체를 너울지로 감싼다. 여기에 방울떡 하나를 가운데 올려놓는다. 맨 위의 방울떡에 댓잎을 꽂아 마[무리](/topic/무리)한다. 댓잎 대신 동백[가지](/topic/가지)를 꽂기도 한다.

고리동반은 제주굿에서 의례성이 가장 강한 제물이다. 굿이 시작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중요한 위치에 올려둔다. 굿이 끝나면 심방과 본주가 나누어 가진다. 심방에게는 무업의 번창, 본주에게는 자손의 번성을 각각 이루어주는 것으로 관념된다

고리동반은 굿의 규모에 따라 필요한 수량이 다르다. 사갓집의 중당클 굿에서는 1개, 4[당클](/topic/당클) 굿에서는 2개를 각각 올리고 심방집의 4당클 굿에서는 4개를 올린다. 초감제를 할 때는 초감제상의 양쪽에 고리동반을 올려두었다가 를 구송하면서 소별왕이 몰래 꽃을 바꾸는 대목에 이르면 [소미](/topic/소미)가 고리동반을 서로 바꾸어 놓는다. 이 밖에도 제차에 따라 고리동반을 주요 [제상](/topic/제상)으로 옮겨 놓는다. 굿을 하는 동안 [공싯상](/topic/공싯상)에 올려두었다가 굿이 끝날 때쯤 풀어낸다. 이를 ‘고리동반풂’이라고 한다. 풀어낸 벙것떡은 둘로 나누어 한 쪽은 ‘큰심방’(首巫)이 가지고 가고 다른 한 쪽은 ‘본주’[祈主]가 가지고 간다. 심방은 벙것떡을 집에 가지고 가서 당주에 올린다.

방울떡은 기주로 하여금 [치마](/topic/치마)를 펼쳐 받게 하고, 심방이 설쒜([꽹과리](/topic/꽹과리)) 받침으로 쓰는 체에 담아 몇 차례 흔든 다음 던져 준다. 굿하는 집의 여주인이 방울떡을 먹어야 그 자손이 번성하게 된다고 믿는다. 이렇게 오래된 떡을 먹을 수 있었던 것은 떡의 재료가 본래는 [메밀](/topic/메밀)가루였기 때문이다. 메밀로 만들면 오래 두어도 쉽사리 상하거나 곰팡이가 슬지 않는다. 그러나 요즘은 방울떡을 쌀로 만들기 때문에 굿을 하는 동안 변질되어 실제로 먹을 수 없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고리동반의 특징은 제물과 장식물의 기능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는 것이고 지역에 따라 방울떡의 수가 달랐다고 한다. 대정지역에서는 방울떡이 12개에 이른다. 이것은 원강아미의 열두 뻬(뼈)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한다. 고리동반은 굿이 끝난 뒤에도 심방의 당주와 기주를 연결하는 고리 구실을 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도 굿에서 고리동반이 쓰이기는 하지만 고리동반풂과 같은 의례는 생략되기 일쑤이다. 고리동반풂에 따른 말명을 아는 심방도 많지 않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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