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화도 꽃섬길
화도(花島)는 꽃섬을 한자로 표기한 땅이름이다. 웃꽃섬은 상화도, 아래꽃섬을 하화도라 한다. 원래는 섬의 모양이 길게 꼬지모양으로 생겨 ‘꼬치섬'이라 하다 그 음이 꽃섬으로 변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해안지형에서 곶이라고 하는 길게 튀어나온 형상을 꽃과 비슷하게 발음하면서 의미도 꽃이 많이 피는 곳으로 변하게 된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섬 전체가 진달래꽃과 선모초 등 꽃이 많아 꽃섬이 되었다고 믿는다.
꽃섬길은 바다를 벗 삼아 섬을 한 바퀴 도는 둘레길이다. 5km 남짓 섬을 3시간 정도에 한 바퀴 도는 길이라 코스라고 할 것도 없다.
선착장 - 휴게정자1 - 휴게정자2 - 순넘밭넘 구절초공원 - 큰산전망대 - 깻넘전망대 - 큰굴삼거리 - 막산전망대 - 클굴삼거리 - 애림린야생화공원 -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선착장에 내려서면 바위에 '아름다운 꽃섬 하화도'라고 적힌 커다란 글이 눈에 들어온다. 거문도, 사도, 백도 등 이름난 섬에 묻혀 아직은 아는 이도 많지 않지만 숨겨진 보물을 찾으러 오는 이들에게는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값진 보물섬이다. 보물이란 다름 아닌 꽃으로 단장한 섬 둘레길 '꽃섬길'이다.
마을 해안길을 따라 큰굴 방향으로 걸어 본다. 호젓한 해안길을 따라가면 철따라 형형색색의 꽃이 피고 지는 애림야생화공원이 나온다. 야생화공원에서 300m를 올라가면 ‘순넘밭넘 구절초공원’. 섬모초로 불리는 연보랏빛 구절초가 피기 시작한 꽃밭에서 큰산전망대까지는 400m. 큰산은 하화도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발 아래에는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해안선이 길게 펼쳐진다.
하화도 최고의 비경인 큰굴은 깻넘전망대와 막산전망대 사이에 있다. 깎아지른 절벽과 절벽 사이로 파도가 들락거리고 절벽 아래에는 커다란 동굴이 검은 입을 벌리고 있는데. 깎아지른 절벽을 샛노랗게 수놓은 원추리 꽃이 아름답다. 목재 데크로 이루어진 큰산전망대와 깻넘전망대는 개도, 백야도, 금오도 등 다도해의 섬이 한눈에 들어오는 포인트로 고흥 외나로도의 나로우주센터도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이렇게 산길을 걸으면 어느새 선착장에 닿는다.
3시간 정도 꽃섬길을 걷고 나면 몸과 마음이 섬의 자연을 모두 빨아들인 것처럼 상쾌하다. 하화도 꽃섬길은 이렇게 아름다운 꽃과 바다, 한려수도의 비경 등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그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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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5